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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백수/해외영화

위험한 이웃, 감독과의 인터뷰 1. 제작 동기, 사건의 전말

  



 얼마 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위험한 이웃> 소개글을 올렸었다.
 실화보다 더 믿기 힘든 스토리라는 표현이 진부할만큼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다큐를 안 보신 분들은 빨리 보시길 바랍니다. 매우 충격적이고 불쾌할 수 있으니 주의 바람. 

관련 글 

넷플릭스 추천 : <위험한 이웃> 믿고싶지 않은 범죄 실화

 다큐멘터리를 보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이런저런 평들을 읽어 보고 나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고 느꼈었다. 

 때로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충분히 자세한 설명을 듣고도 그게 사실이라는 걸 믿으려면 보충이 필요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바로 그런 경우였다. 
 
 피해자 '잰'의 부모 '밥', '메리 앤' 각각이 범인 '버치톨드'와 맺었던 관계는 대체 뭐라고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특히 대체 왜 와이 무엇 때문에 엄마인 메리 앤은 첫번째 납치 이후에도 계속해서 버치톨드를 만난 건지. 
 남편 밥은 클로짓 게이인 게 너무 뻔해 보이는데 왜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는지(물론 그게 핵심 문제는 아니겠지만 이들 가족 간의 용서가 어떻게 가능했는가 하는 점에서 궁금했다.),
 그 부부는 어떻게 아직까지 이혼하지 않고 같이 사는지,
 잰은 어떻게 그들을 부모로 인정하고 용서하며 살 수 있는지 등등.
 


 마침 Vulture 지에서 감독 스카이 보그만Skye Borgman과 인터뷰를 실었더라.
 개인적으로는 인터뷰를 통해 비로소 이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납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의미를 한번 더 곱씹게 되었다. 


 하여 인터뷰 일부를 발췌하여 여기에 옮겨 본다. 단 영어가 매우 짧아 번역할 실력은 전혀 못 되기 때문에ㅠㅠ 엄청나게 많은
 부분 의역을 했고 임의로 발췌했으므로 미리 양해 구한다. 더불어 번역 본문의 소제목과 모든 강조 표시는 개인적으로 인상적이고 곱씹고 싶은 부분을 임의로 선택한 것이다. 


 ▼인터뷰 원문
 https://www.vulture.com/2019/02/abducted-in-plain-sight-director-broberg-berchtold.html


 

  인터뷰 기사 원제 : 
  Abducted in Plain Sight Director Explains Why the Brobergs Were in ‘Absolute Denial’  By Jen Chaney (<Vulture>)

  


Q. 잰의 이야기를 어떻게 접하였으며 영화로 제작하기로 했나? 

 A. 
(잰과 메리 앤이 쓴) [
빼앗긴 순수Stolen Innocence]라는 책으로 이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원래 이 책은 잰과 메리 앤이 자비 출판한 책이라 크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우리 프로듀서가 이 책을 접하고 나서 나에게 알려주고 잰을 연결해주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잰과 메리 앤은 자신들의 책에서 그들(잰의 부모)이 버치톨드와 맺은 관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었다. 잰이 인터뷰를 하면서 나에게 메리 앤과 버치톨드의 불륜에 관해 말하긴 했지만 아버지인 밥과 버치톨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었다.
당시 일련의 과정에서 밥이 보였던 태도가 나에게는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이었기 때문에 정확히 무슨 일이었는지 이해하고 싶었다

 


Q. 밥과 버치톨드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아내게 되었나?


A. 
버치톨드가 스스로 남긴 기록 밥과의 관계를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깨닫지 못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재판 기록을 보고 버치톨드와 밥 사이에 뭔가 일어났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버치톨드가 잰의 부모에게 협박을 했다는 사실과 함께 모든 것이 선명히 이해되기 시작했다.
밥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 내용을 질문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 가족들 중 누구도 그 일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밥과 8
~10시간 정도 걸린 인터뷰에서 밥과 버치톨드 사이의 관계가 어떠한 것이었으며 친구로서 버치톨드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물었고, 그때 밥이 버치톨드와 차에서 있었던 일[각주:1] 말해주었다그때가 밥이 처음으로 공공연하게 그 일에 대해 말한 것이었나는 다음날 메리 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메리 앤은 밥이 자신에게 한번도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날 밤 메리 앤과 밥은 그 일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가족들은 버치톨드가 잰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에 대해 전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 것인가? 


A. 
그들은 절대적 부인(Absolute Denial)[각주:2] 상태였다. 부모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수치심이 그런 부인을 하게 만든 것이다
부모들은 잰이 16살 때부터 21살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잰과 어떤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그들은 잰이 자신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잰에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게 맞다고 확신했던 것 같다. 잰이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자신이 버치톨드와 겪은 일이 무슨 의미였는지 깨닫고 나서야 부모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다.



Q. 버치톨드가 잰과 멕시코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미국에서도 혼인신고를 올리려고 했는데도 잰의 부모들은 버치톨드와 잰 사이에 아무런 성적 관계가 없었다고 믿었단 말인가? 

A.
FBI
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잰이 성적으로 학대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잰의 부모에게 말했지만 그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고 확신했다.
의사가
 잰의 처녀막이 손상되지 않았으니 성적 학대는 없었던 것 같다고 한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잰의 부모들은 성기 삽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는 성적 학대에 대해 무지했다그렇기 때문에 전문가가 삽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잰은 괜찮다고 믿은 것이다.


Q. 밥과 버치톨드 사이에 영화에서 언급한 차에서의 사건 이외의 성적 관계는 없었던 것인가? 

A. 
우리도 그 질문을 밥에게 했었고, 법정 기록도 살펴보면서 진실을 알아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확실하게 알아내진 못했다.
밥은
차 안에서 있었던 그 일이 자신이 기억하는 유일한 사건이라고 한다. 하지만 45년 전의 일이고기억은 믿고자 하는대로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 사이에 그런 일이 한번 이상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확신할 수는 없는 문제다. 허나 그런 일이 여러번 일어났다고 해서 결국 큰 차이가 있었을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밥이 느낀 죄책감은 한 번이든 그 이상 일어난 일이든 같았을 것이다. 


Q. 밥은 게이인데 그것을 부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신의 생각이 궁금하다. 

A.  
밥은 자신이 게이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교회와 가족과 함께하기로 한 선택은 매우 확고하다. 그는 교회와 가족에 진실되게 헌신하고 있다. 그 두 가지가 그의 삶에서 진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너무 길어서 2편에서 계속...  

 


  1. 잰을 납치/강간한 범인 버치톨드가 잰의 아버지 밥에게 수음을 요구하고 밥이 그것에 응했던 사건.......... [본문으로]
  2. '부인'은 심리학용어로, '특정 사건이 지닌 의미 일부분 또는 전체를 무의식적으로 부인하려고 하는 원시적 방어 기제(때로는 거부, disavowal 라고도 불린다)로서, 현실의 고통스러운 측면을 직면하지 않고 회피함으로써 불안이나 다른 불유쾌한 정동을 감소시키고자 하는 자아의 시도이다.' (출처 : 네이버 '정신분석용어사전'(저: 미국정신분석학회))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55823&cid=48639&categoryId=4863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