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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백수/해외영화

위험한 이웃, 감독과의 인터뷰 2. 잰 가족들의 근황. 그들의 메시지.


1편에 이어 계속... 

▼인터뷰 원문 
 https://www.vulture.com/2019/02/abducted-in-plain-sight-director-broberg-berchtol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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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잰의 엄마 메리앤이 잰의 납치 이후에도 버치톨드와 관계를 이어간 행동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녀는 잰의 납치와 자신의 불륜을 각각 완전히 분리해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는데.

A.
분리Compartmentalization. 그녀의 행동은 정확히 그 단어로 설명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메리앤이 버치톨드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고도 생각한다. 그들의 관계는 첫 번째 납치 이전에 이미 시작된 일이고, 버치톨드는 메리앤이 그녀 자신을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줬었다. 
버치톨드가 부모가 모르게 잰을 데려갔음에도 브로버그 가족들은 잰이 납치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나는 바로 그 사실이 그 가족들이 버치톨드에게 당한 세뇌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리 앤은 자신이 그를 사랑하는 것인지, 혹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버치톨드가 돌아와서 메리앤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해. 당신은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야라고 말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다시금 진실을 바라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버치톨드는 12세 여자아이에게도 자신이 매력있는 사람이라고 어필할 수 있었다는 점 생각해보라. 게다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사의 소견도 크게 작용했다. 아마 그들은 버치톨드가 일시적인 정서 불안mentally breakdown을 겪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부인이었다. 그들은 뭔가 잘못된 게 있다고 깊은 곳에서 느끼고는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알아차리진 못했던 것이다. 

  

Q. 영화에서 잰은 여섯 명의 다른 여성들 역시 버치톨드에게 학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혹시 그 문제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나?

A.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한다. 우리는 그들 중 몇몇에게 접촉해서 혹시 영화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그들은 거절했다.
하지만 그들이 15년 전 잰이 처음으로 무슨 일을 겪었는지 대중들에게 말하기 시작할 때 먼저 잰에게 다가와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건넨 것은 맞다

Q. 잰이 그 사건을 그토록 잘 극복하고 강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개인적으로 매우 놀랍다. 그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잰이 어떻게 그 사건을 극복하고 성인으로서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는지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A.
잰은 신앙에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 온 가족은 용서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신앙은 이 남자에게 자신들의 대문을 열어주었고, 그가 가족들 사이에 완전히 침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가족이 유지되고 함께할 수 있게 만든 것 역시 용서와 사랑의 힘을 말하는 그들의 신앙 덕분이다.
내가 잰에게 가족들에게 분노를 느낀 적은 없냐고 물었을 때 잰은 얼마간은 그랬지만 분노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왜냐면 그들의 잘못이 아닌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그녀는 놀랍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여성이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인한 문제들을 여전히 짊어지고 있기도 하다잰은 나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지금도 항상 자신이 그 당시 버치톨드에게 느꼈던 감정을 주는 관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버치톨드가 잰에게 했던 것만큼 그녀 자신이 특별하게 느껴진 적이 그 이후로 없었다는 것이다. 믿기 어려운 일이면서도, 12,13세 나이의 어린 아이들의 감수성이 얼마나 섬세하고 예민한지 보여주는 일이.

 

Q. 그들의 신앙이 버치톨드에게 문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나? 

A.
나는 신앙에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가족들에 한해서는 그것이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범인이 교회의 일원이라는 점 오직 하나 때문에 그를 신뢰했다.

공동체 내의 모범적인 가정이 되어야 한다는 그들의 생각에는 교회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그들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알게 됨으로 인해서 자신들의 가정이 교회와 지역 사회의 모범 기준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기 싫어했다. 그것이 이 모든 눈가리개, 부인, 침묵을 만든 것이다. 
경찰이나 FBI에게 신고해야만 했을 때 그러지 않은 행동,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서로 이야기나누지 않은 것, 그리고 그들의 딸에게 뭔가 잘못된 일이 일어났음을 인정하지 않은 것 역시 범인이 교회의 일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Q. 교단의 특정한 누군가가 그들에게 침묵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지 않나

A.
그렇다. 그들이 나중에 교회의 주교와 많은 시간 이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긴 하.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서 신앙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가르침을 법의 힘보다 우선시했다

Q. 이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부터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작품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혹시 넷플릭스 공개 이후에 잰 또는 다른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나? 

A.
그렇다. 그들은 대중들의 반응을 보면서 힘들어 하고 있다. 특히 잰에게 힘든 일이다. 잰의 엄마 메리 앤에게도 힘든 일이긴 하지만, 그녀는 이 문제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게다가 그녀는 인터넷에 많이 노출되어 있지 않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코멘트들은 읽지만 트위터는 전혀 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딸들인 잰, 수잔, 카렌은 모든 것을 읽고 있다.

나는 일년 반 전 이 다큐멘터리의 첫 공개 이후 사건과 관련한 어려운 질문들을 맞닥뜨려 오고 있지만 잰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 그녀는 바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을 기억하며 그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 같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녀의 의지는 강하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 역시 그렇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이 겪은 모든 일을 말하고 그들 자신의 상처를 사람들에게 공개할 정도로 매우 용감한 사람들이다

Q. '잭슨 홀' 지역에서 버치톨드가 운영했던 놀이동산은 어떻게 된 일인가?
어떻게 그런 사람이 아이들이 놀러가는 공간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인가? 

A.
그는 그런 곳을 사고 파는 일을 반복했다. 그 놀이동산을 1년 반에서 2년 정도 소유하고 있다가 팔아넘기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또다른 일을 벌인 것이다. 
버치톨드는 자신이 아이들과 가족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연출하려고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동성애자들에게 무척,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행동이다. 그들은 교사이거나 때로는 경찰이기도 하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에게 둘러싸일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의심하지 않고 신뢰하게 된다. 의문을 제기할 가치가 있는 문제다. 

Q. 현재 그런 종류의 많은 직업들은 구직자의 범죄 이력 조회가 의무화되어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놀이동산을 '소유'하려고 나설 때에도 범죄 이력 조회가 이뤄지는지 의문이다. 

A.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성폭력 범죄를 접할 때 우리가 가장 저지르기 쉬운 오류 중 하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프레임을 피해자에게 덧씌우는 것이다. 
피해자가 겪은 상황, 피해자의 감정, 태도는 이래야만 한다는 편견을 갖고 성폭력 피해자에게 동정과 연민을 보내려 하고 만일 내가 생각한 전형적 피해자의 모습이 아닐 때 피해 사실의 진위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잰 브로버그는 물론이고 그 부모들 역시 이 사건에서 분명한 피해자다.
부모로서 현명하지 못한 판단과 행동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비판받아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아동성폭력 납치범에게 심리적 조종과 세뇌당한 피해자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 가족은 분명 이 다큐멘터리 촬영에 응하면서 자신들이 겪게 될 비난을 예상했을 것이며, 그것이 처음 겪는 비난도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랜 시간을 걸쳐 극복했던 자신들의 아픔을 대중 앞에 공개한 것은 헌신과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한 결정이었으리라 짐작한다.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지 생각하며 오는 말초적 공포뿐 아니라 바로 이들의 용기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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