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재밌긴 한데 아직은 아쉽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Sex Education>는 구린 제목(...) 때문에 방영 시작 직후엔 접어 놨다가 웹 반응이 심상치 않아서 최근에 보기 시작했다. 현재 3편 시청 완료.
*수정* 원제가 Sex Education이라 '오티스의 성 상담소'라고 제목을 적어 놨었다. 계속 헷갈릴 듯...
아직 끝까지 시청은 못 했고 끝까지 보려면 아마 한참 걸릴 거 같다.(이 포스팅하려고 기사 찾다가 약스포를 당해버려서 기운이 좀 빠졌다.)
사랑스럽고 호감 가는 캐릭터들, 진부하지만은 않은 스토리 등 매력 요소가 분명히 있긴 한데 쉽게 시청하게 되진 않는다. 분명 좋은 드라마고 재미가 있는데! 아마 요즘의 나에겐 십대 특유의 사소하지만 답없는 우울한 감정이 와닿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만약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끝까지 본다면 이 드라마 특유의 시대초월적(?)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어느 시대의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한 것인지 쉽게 가늠이 안 된다. 등장인물들의 고민은 2010년대의 이야기가 분명한 것 같은데, 이들의 옷차림과 생활하는 공간들은 이곳저곳과 이때저때가 뒤죽박죽이다. 영알못이라 못 느꼈는데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액센트도 뒤죽박죽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오티스의 집 세트 디자인은 첫번째 에피소드 몇 장면만 보고도 확 눈에 들어오는 내 취향이다.
벽지, 가구,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소품까지 왠지 쿰쿰한 나무 냄새(를 좋아함)가 날 것 같으면서도 세련되고 독특한 복고풍의 오티스네 집.
오늘은 오티스랑 오티스 엄마 없이 내가 이 두 모자의 집을 공개해볼까 한다.
오티스네 부엌
오티스의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어두운 톤의 나무를 사용한 바닥, 천정, 가구들이다. <응답하라 1988>의 부잣집인 동룡이나 치타여사의 집, 또는 미국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에 나올 것 같은 집이면서도 옛날을 재현한 느낌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세련된 느낌이다.
이 가구들과 멋지게 어울리는 건 대담한 무늬의 벽지다.
마치 영국드라마 <셜록>에서 베이커 가 셜록의 집같은 느낌인데 훨씬 귀엽고 가정적인 분위기랄까. 보고 있자면 눈이 팽팽 돌면서 심장이 쿵쿵 뛸 정도로 정말 멋진! 영국의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 느낌인데 무척 비싸겠지요. 벽지를 사기 위한 적금이라도 들어야 할 판이다.
부엌 겸 식당엔 긴 바와 고리버들로 된 스툴이 있다. 왼쪽에 걸린 벽전화. 저걸 놓기 위해서 집 전화 설치하고 싶어진다.
이 기둥을 기준으로 왼쪽은 부엌 겸 식당이고 오른쪽은 거실. 양쪽 공간의 밝기와 색감을 일부러 나눈 것 같다.
저 뒤의 캐비넷 갖고 싶어서 한 번 더 캡처.
바 쪽에서 바라 본 식탁. 낮은 펜던트 조명이 눈에 띄지만 뒷벽 벽조명과 올리브그린의 벽지와 바닥 조합도 좋음.
수납공간이 저렇게 많으면 상부장 없어도 살지요 암요
위에서 본 바 한켠에도 저런 수납 공간이 있다. 뭔가 잡다하게 늘어놓았지만 그것대로 또 예쁨. 콩깍지가 무섭네.
스컬리 요원, 부엌 바깥도 보여주세요.
스컬리, 기모노도 잘 어울려요.
딴 얘기지만 질리언 앤더슨의 패션도 무척 마음에 들어서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예정.
자고로 부엌은 넓어야 하느니라. 대단한 요리를 하면서 먹고 사는 집같진 않지만 저렇게 부엌이 넓으면 안 먹어도 배부르지 않을까?(뭔 소리)
요즘 80년대식 주택 리모델링해서 사는 집들 사진 보면서 부러움에 눈물 짓는 게 일과인데 오티스네 집 딱 좋다.
오티스네 거실
부엌 쪽에서 바라 본 거실.
계단 아래 깨알 책꽂이. 저 근처에 책상도 있을 것 같은데 안 보여줌.
먼지 무척 날릴 것 같은 쇼파.
층고가 높은 집이면 이런 가구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한국식 아파트에선 불가능.
(귀찮아서) 다른 거실 장면은 따로 캡처 안 했는데 사실 거실 장면 자체가 잘 안 나오기도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물게 작은 티비와 거의 보기 힘든 티비장. 티비장 안에 비디오테이프 모여 있을 것 같은데 DVD들이다.
번외편 화장실.
옛날부터 궁금한 건데 외국에선 화장실 건식으로 쓴다고 해도 저렇게 벽지 붙여 놓으면 세수할 때 물 튀지 않나? 벽지가 아닌 걸까???
나처럼 세수 한번 하면 세면대 주변은 물론이고 내 옷 가슴팍도 물로 흠뻑 젖는 어푸어푸족들은 꿈도 꿀 수 없는 화장실 벽지... 슬프다.
오티스 엄마 진의 사무실
(딴 얘기지만 외국에서는 저렇게 집에서 상담하는 경우가 많은가? 이런 설정이 퍽 자주 나온다.)
유리도 예쁨. 중문 유리 이런 걸로 하고 싶다. 중문이 있다면 말이지... 뜨흡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오는 상담 공간. 뒤쪽 벽면에 문이 있어서 그 안쪽은 오티스 엄마 진의 개인 서재 겸 사무실로 쓴다.
요즘 갖고 싶은 물건 중 하나.
아까의 그 문을 열고 들어오면 나오는 서재는 이런 식이다. 복도로 나가는 문이 하나 더 있다.
선반이 많은 집이 좋은 집이다.
요즘 서재를 무척 갖고 싶은데 이 드라마 때문에 한층 더 열망이 끓어오르고 있다.
오티스의 방
오티스의 방. 지붕이 멋지다.
어두워 보여도 창문이 많은 집.
조이 디비전 포스터... 잘 모르는 밴드지만 7-80년대 활동했던 그룹 아닌가. 요즘 학생들이 김광석 노래 부르는 느낌.(실제로 많이들 부른다)
발코니와 집 외관
캬
캬캬
캬캬캬캬캬
가정집에서 이런 뷰 독차지하는 거 솔직히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발코니에서 자주 식사하는 식구들. 위 장면에서는 식사하는 게 아니지만...
이렇게 생긴 오티스네 집은 숲속을 한참 가로질러 가야 나오는 외딴 곳에 있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오티스와 에릭의 등교길은...
영어 못 해서 바보 소리 들어도 좋으니 저런 집에 살면서 매일 숲길 사이로 자전거 탔으면 좋겠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실제 촬영 장소는
오티스 역을 맡은 에서 버터필드가 촬영 중에 찍어 올린 듯한 인스타그램.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촬영 장소는 잉글랜드 섬의 웨일즈 언저리라고 한다.
'웨이 밸리'라는 지역인데,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국경 근처라고 함.
오티스가 사는 빨간 집은 B&B 숙박 시설로도 운영되던 곳인데(요즘은 촬영 때문인지 운영 안 하는 것 같다고.) 실제로도 경관이 무척 좋은가보다.
요즘 스코틀랜드에 트래킹가고 싶어서 매일 몽상 중인데 이 동네도 언젠가 가보고 싶다. 저는 못 가니까 먼저 가보실 분들은 한번 다녀오시고 댓글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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