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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백수/해외드라마

모던패밀리, 카메라 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두번째

  

  

루크는 알고 보면 멘사 회원 

던피 집안의 조금 모자란 듯 보이는 막내 아들에서 이제는 착실하고 어엿한 성인이 되어가는 '루크' 역의 놀란 굴드Nolan Gould.

도저히 동일인물이라고 믿을 수 없는 애기애기함.


비교적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놀란 굴드는 자신이 맡은 배역인 루크와는 달리 실제로는 천재 수준의 IQ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아역 배우들이 그렇듯 놀란 굴드도 어린 시절부터 학교가 아닌 홈스쿨링을 통해 정규 교육을 이수했는데, 불과 13살의 나이로 고등학교 졸업에 준하는 학위를 땄다. 뿐만 아니라 IQ 검사 결과 150대에 달하는 지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멘사 회원이기도 하단다. 

멘사 회원이 되려면 가입 자격이 까다롭기도 하지만 과정이 무척 복잡해서 웬만한 귀찮음을 감수하지 않으면 가입이 어렵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이미 어린 나이에 배우로서 자기 이름을 확실히 알렸음에도 굳이 멘사 언플을 하다니 좀 깬다.
딱히 악감정은 없다 루크야. 그냥 질투하는 거야. 


릴리 입양은 불법이었다? 

<모던 패밀리>의 파일럿 에피소드인 시즌 1의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캠과 미첼 커플이 베트남에 가서 딸 릴리를 입양해 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설정에서 제작진이 놓친 점이 하나 있는데, 당시 베트남의 법률상 동성 커플에게 아기를 입양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현실 세계였다면 철컹철컹..이 아니라 릴리가 베트남이 아닌 다른 어느 아시아 국가에서 온 아이로 설정되었겠지. 

개인적으로 모던 패밀리의 인종차별적 요소는 백인 특유의 무지함이라고 너그럽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때로는 화가 좀 날 정도라, 이 정도 실수(?)는 그리 놀랍지도 않다. 
베트남의 동성커플에 대한 입양법은 당연히 차별적인 정책이지만(현재도 이 법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 10년 전엔 그랬다는 이야기만 나온다.) 극중 인물의 출신 국가는 방영 내내 가끔이라도 언급될 중요한 설정인데 얼마나 사소한 요소로 생각했으면 이 정도도 안 알아봤을까 싶어서 어이 없는 부분이다. 


부유층이 가장 좋아하는 시트콤 

2015년 Vulture에 게재된 한 기사에 따르면 <모던 패밀리>는 연수입 20만 달러 이상의 18~49세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 순위 2위에 올랐다고 한다. 1위는 워킹데드, 3위는 빅뱅이론이라고. 

꽃보다 가족 호주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시즌 5의 호주 여행 에피소드 촬영 중 한때.


그래서인지 몰라도 <모던 패밀리>에는 시리즈 초반부터 PPL이 엄청났다. 가족들이 해마다 새로운 장소로 여행 갈 때마다 특정 항공사 및 리조트 이름이 노출된다든지.  

다들 고만고만하게 사는 가족들같지만 가만 보면 왕부자 집안 던피와 프리쳇 가족들이다. 
옷장 회사 사장으로 가족들 중 대놓고 부유층의 삶을 즐기는 제이는 물론이고 그 회사를 물려 받을 클레어까지 워낙 재산들이 빵빵해서 어엿한 2층 빌라 소유주인 변호사 미첼네는 가끔 평범하고 소박한 중산층처럼 착각하게 될 정도다. 


모두가 캠과 미첼의 키스를 기다렸다 

사실 모두가 기다렸던 것은 아니고, 일부 시청자들이 강력하게 기다렸다고.  

캠과 미첼 커플은 극 중 다른 커플인 클레어-필, 글로리아-제이와는 달리 연인으로서의 분위기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모던 패밀리>라는 이 시트콤의 제목이 암시하듯 2010년대의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한 미국 가정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애초의 방향이지만, 실상 이 시트콤은 모든 예민하고 논쟁적인 요소들을 살금살금 교묘하게 잘 피해 갔다. 특히 게이 커플인 캠과 미첼을 다루는 방식은, 이들의 존재를 '불편하게' 바라 볼 시청자들까지 포섭하기 위해 애쓴다 싶을 정도로 무성애적인 관계로 그려졌다. 나머지 이성애자 커플들은 오랜 부부들답게 가족들이 다같이 시청하기 적당한 선에서 스킨십이나 성적인 관계에 대한 암시가 이뤄지지만 캠과 미첼은 그렇지가 않았다. 

이젠 아무도 모던 패밀리가 어떤 의미로든 '현대적'으로 진보한 가족의 모습을 제시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겠지만, 시리즈 초반에는 캠과 미첼 커플에 대한 묘사에서 연인으로서의 모습이 삭제된 채 그려지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심지어는 시즌 2 즈음에 캠과 미첼의 키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임같은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어졌었다고. 

캠과 미첼의 키스가 처음으로 방영된 장면.


지금은 두 사람이 짧게 입맞추는 장면이 이미 방송되었을 뿐 아니라, 동성 결혼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합법화된 2014년에는 두 사람의 결혼 과정을 한 시즌 내내 보여주고 대망의 결혼식으로 감동적인 시리즈 피날레를 맺기도 했다. 


헤일리를 지켜 준 엄마 클레어

'헤일리' 역의 사라 힐랜드는 맷 프로콥Matt Prokop이라는 배우와 2103년까지 4년간 연인으로 지냈는데, 그 기간 동안 이 나쁜 인간이 사라에게 정신적, 물리적 폭력을 가했다고 한다. 
결국 사라 힐랜드는 소송을 통해 맷 프로콥이 자신에게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도록 접근 제한 명령을 받아내야 했다. 

이렇게 생긴 놈이니까 어디서 스치듯 만나기라도 하면 침 뱉어 줍시다. <하이스쿨 뮤지컬 3>같은 영화에 쩌리로 출연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소송 과정에서 묘사된 바에 따르면 어느날은 맷 프로콥이 사라 힐랜드의 집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었고, 사라가 극 중 자신의 엄마인 '클레어' 역의 줄리 보웬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자신의 집에 와서 이 남자애랑 트러블 없이 헤어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줄리 보웬이 사라의 집에 나타나자 그 찌질한 인간은 겁을 먹고 도망쳤는데, 도망치면서까지도 사라에게 라이터를 던지는 등 난동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사라는 줄리 보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집에서 잠깐 피신해야 했다고 한다. 지금은 거머리를 잘 떼어내고 새 남친과 건강한 연애 중인 것 같아 다행이지만 개인사가 너무 복잡한 것 같아서 안쓰러운 헤일리. 


줄리 보웬은 이런 사건 외에도 인터뷰를 통해 사라 힐랜드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지지의 말을 전하는 등 실생활에서도 훈훈한 모녀로 지낸다고 한다. 극 중에서도 자식 인생에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간섭하지만 사랑을 아끼지 않는 엄마로 나오는 줄리 보웬이 어린 배우들에게 의지처가 되는 사람이라니 괜히 내 마음도 따뜻해지는 이야기. 


협상 앞에서도 가족처럼 끈끈한 배우들 

2017년 시즌 9 제작을 앞두고 알려진 바에 의하면 모던 패밀리에 출연 중인 성인 배우들(줄리 보웬, 타이 버렐, 제시 퍼거슨, 에릭 스톤스트릿, 소피아 베르가라, 에드 오닐)은 회당 50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기로 계약했다고 한다. 

이 금액은 2018년 기준으로 방영 중인 드라마의 배우 출연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남자 배우들까지 따지면 빅뱅 이론이 워낙 막강하지만 여자 배우들은 가장 높은 수준이 맞다.) 

이런 높은 출연료를 받기 위해 배우들은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사와 법정 소송까지 불사한 협상을 거쳤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우들은 각개 전투가 아니라 힘을 똘똘 뭉쳐서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그 결과 정당한 수준의 출연료를 얻어냈다는 사실이 유명하다. 


<모던 패밀리> 시즌 1 당시 '제이' 역의 에드 오닐을 제외한 성인 배우들은 각기 회당 60,000달러 선에서 계약을 맺으며 드라마를 시작했다. 
배우로서 뚜렷하게 알려진 전작이 없었던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에드 오닐은 이미 90년대 드라마 <Married... with Children>에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에 비해 높은 회당 100,000 달러를 받았다. 

그리고 시즌 4 촬영을 앞둔 2012년, 에드 오닐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의 성인 배우들은 차기 시즌을 위한 출연료 협상에서 동맹을 맺었다. 
제작사는 시즌 1의 출연료 수준을 감안해서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지만 애당초 맺었던 계약이 캘리포니아 주 법률에 위반한 것이었으므로 무효이고, 자신들 모두의 출연료를 원하는 수준까지 올려주지 않으면 출연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배우들의 대본 리딩 참석 거부, 법정 소송 등으로까지 이어진 이 사건에 처음엔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하지 않았던 에드 오닐도 자신의 출연료를 깎아 가며 힘을 실었고, 결국 이들은 협상에서 승리했다.

2017년 시즌 9을 앞둔 협상에서는 성인 배우들 모두가 회당 500,000 달러의 출연료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던 패밀리 제작사인 20세기 폭스는 시즌 10 이후 종영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번복하고 얼마 전 11번째 시즌이자 마지막 시즌을 내년에 방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는데, 종영 이유에는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가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도 돌았다. 
어쨌든 시즌 11을 계약하면서는 기존보다도 더 높은 출연료를 받게 되었을 것이다. 



 아역 배우들(애리얼 윈터, 놀란 굴드, 리코 로드리게즈. - 사라 힐랜드는 이들보다 나이가 좀 더 많고 경력과 인지도도 높았기 때문에 출연료가 처음부터 좀 더 높은 편이었다고.)도 성인 배우들의 경우를 따라 단체로 출연료 협상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회당 100,000 달러 선의 출연료를 받고 있을 거라 예상된단다. 

도무지 현실감 없는 액수를 받는 그사세 이야기지만, 외국 배우들의 출연료 단체 협상 이야기는 더 큰 권력에 대해서 힘을 모아 원하는 것을 쟁취한다는 점에서는 훈훈하다. 카메라 앞에서는 더없이 끈끈한 가족 및 친구로 나오는 배우들이 사실은 출연료 때문에 사이가 무척 안 좋다는 이야기보다야 나으니까. 
잘은 모르지만, 국내 드라마나 영화처럼 스탭들에 대한 저임금 또는 임금 체불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법이 보장되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제작사 입장에서도 계산기 두드려 봐서 이득이 나와야 배우들에게도 높은 임금을 주고 있을 테니... 

어쨌든 내가 쟤네 걱정해준다고 내 블로그에 배우 중 누구 하나가 와서 감사 리플을 달아 줄 것도 아닌데 바다 건너 할리우드 스타 걱정을 하고 있자니 급격히 현타가 와서 이만 줄일까 한다. (사실 이미 할 얘기는 다 털어서 예정된 마무리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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