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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백수/해외드라마

모던패밀리, 카메라 뒤 흥미로운 이야기들

  


  

  

옛정으로 보는 시트콤 <모던패밀리> 

 엊그제 미국 드라마/시트콤 <모던패밀리> 시즌 9가 넷플릭스에 업데이트 되었다. 집안일 하면서 빠르게 몇 편을 보는 중. 
사실 모던패밀리는 3시즌 정도까지가 딱 재밌었고 그 이후로는 반복되는 클리셰와 짜증나는 캐릭터들만 늘어가는 매력 없는 시트콤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옛 정이 무섭다고 최종 시즌으로 내년에 방영된다고 알려진 시즌 11까지 어떻게든 보게 될 것 같다. 모던 패밀리에 대한 미국 시청자들 반응과 평론가들의 반응 역시 안 좋아진 지 오래인데, 그럼에도 시청률은 여전히 잘 나온다. 미국인들도 나처럼 정이 많은가보다. 

언젠가 모던 패밀리가 짜증나는 이유와 좋은 이유 리스트를 써봐도 재밌을 것 같지만, 오늘은 모던 패밀리에 관해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보았다. 

  

저 릴리는 그 릴리가 아닌데? 

'릴리 변신' 사건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그리 대단한 눈썰미가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시즌 1의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게이 커플인 캠과 미첼은 베트남에서 딸 릴리를 입양해오는데, 당시 릴리는 대사 한 줄 없어도 커다란 눈망울이 아주 귀여운 아역 배우 엘라와 제이든 힐러 쌍둥이Ella & Jaden Hiller가 맡아서 연기했다. 
(할리우드의 아역 배우 관련 노동법 상 아역 배우가 하루에 촬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일란성 쌍둥이들이 하나의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일이 흔하다.) 

무척 얌전하던 아이 릴리 1.



그런데 시즌 3 첫 에피소드에서는 생김새가 아주 다른 배우가 릴리 역으로 등장해서 나를 비롯한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알고 보니 실제로 릴리 역의 배우가 힐러 쌍둥이에서 오브리 앤더슨-에머슨으로 바뀐 것이다. 

볼수록 정 들던 릴리 2. 연기 못 한다고 엄청 까인다.


배우가 느닷없이 변경된 이유는 원래 릴리 역을 맡았던 힐러 자매가 드라마 촬영을 아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조 : https://www.nowtolove.com.au/news/real-life/modern-family-real-life-twins-we-hated-being-lily-31159)

힐러 자매의 부모는 아이들이 아역 배우가 되는 것에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가 크레이그 리스트(벼룩시장같은 웹사이트) 광고를 보고 오디션에 지원했고, 아이들은 에이전시도 없이 일을 시작해서 하루에 200달러의 급여를 받으며 촬영을 시작했다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드라마 촬영을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뚜렷하게 보였기 때문에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에피소드 당 34,000달러의 급여를 계약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설득하려고 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거절했다는 부모들. 1-2시즌의 릴리들을 볼 수 없는 건 섭섭하지만 돈보다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게 흔한 할리우드 부모들과 다른 태도라 인상적이다. 박수 짝짝짝 

힐러 자매의 최근.




헤일리의 신장 이식 수술

운동하러 가는 파파라치 샷이 무척 많은 사라 힐랜드.


던피 가족의 장녀 '헤일리' 역할을 맡은 사라 힐랜드Sarah Hyland는 2012년 시즌 3과 4 사이에 아버지로부터 첫번째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신체 장기가 모두 발달하지 않은 채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다양한 건강 문제를 갖고 있었으며, 21살 나이에 신장 이식 수술을 받게 된 이유는 신장이형성증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버지로부터 이식받은 신장이 사라 힐랜드의 신체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켜서 불과 6년만에 다시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이번엔 남동생이 기증자로 나섰다. 

사라 힐랜드 파파라치 샷 중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 안경 정보 공유 좀.


작년엔 한 인터뷰에서, 두 번의 수술을 겪으며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순간들이 있었지만 자신을 위해 가족들이 무엇을 포기해야 했는가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는 말도 했다는 사라 힐랜드. 힘내라 헤일리.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제이가 될 뻔

 '제이' 역할의 에드 오닐Ed O'neil은 8-90년대의 유명한 가족 시트콤 <Married ... with Children>에서 알 번디Al Bundy라는 이름의 아빠 역할로 출연했던 바 있다. 

저때도 늙었는데 확실히 젊었던(?) 에드 오닐.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가 딸로 출연했다.


그러나 <모던 패밀리>의 제이 프리쳇 역을 먼저 제안받은 것은 크레이그 T. 넬슨Craig T. Nelson이었다고 한다. 크레이그 T. 넬슨의 가장 잘 알려진 출연작은 바로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의 히어로 아빠 '미스터 인크레더블/밥 파'. 
<그레이스 앤 프랭키>에서 그레이스와 잠시 사귄 여행작가로도 나왔었다. 

제이랑 닮았다.


크레이그 T. 넬슨은 출연료 문제로 제이 역할을 거절했다고 한다. 제안받은 출연료에 대해서 자신의 커리어가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나중에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캠은 사실 이성애자 

2014년 방영된 <모던 패밀리> 시즌 5에서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 미첼(제시 타일러 퍼거슨Jesse Tyler Ferguson)과 캠(에릭 스톤스트릿Eric Stonestreet)은 게이 커플이자 딸아이의 부모로 출연 중이다. 

사실 큰 차이는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둘 중 캠이 좀 더 스테레오 타입에 가까운 게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높은 목소리라든지) 캠 역할을 맡고 있는 에릭 스톤스트릿은 실생활에서는 (본인이 한 농담에 따르면) '공개적인 이성애자openly straight'라고 한다. 

현재 몇 년째 알콩달콩 잘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으며 여자친구의 직업은 간호사라고 한다. 

보기 좋은 두 사람.



2018년 <엘렌쇼>에 출연해서 자신의 여자친구랑 아주 좋은 사이라고 말하는 에릭 스톤스트릿. 




알렉스의 어두운 가정사 

던피 집안의 우등생 '알렉스' 역을 맡고 있는 애리얼 윈터Ariel Winter은 실생활에서 부모와의 관계로 힘든 시간을 보낸 바 있다. 

애기애기했던 알렉스. 꺅. 엄청 귀여워.


애리얼 윈터는 2012년 자신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면서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로부터 받은 정신적, 신체적 학대 사실을 공개했다. 애리얼 윈터의 어머니는 어린 아리엘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을 심으면서 음식을 주지 않기도 하고, 언어 폭력도 일삼았다고.
소송 당시엔 아직 애리얼 윈터가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어머니가 아닌 법적 보호자가 필요했는데 애리얼은 스무살 위의 친언니이자 배우이기도 한 샤넬 워크맨이 법적 보호자가 되길 희망했고, 지난한 소송 끝에 2015년 법원은 애리얼이 어머니로부터 법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애리얼 큰언니. 믿음직한 어른이 있어서 다행.

애리얼의 어머니는 그 뒤로도 종종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 사석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니는 데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하는 등 아직도 애리얼에게 지분거리는 중인 것 같다. 


한편 애리얼은 사춘기를 거치던 10대 시절 한창 신체 축소 수술이니 노출 심한 옷이니 다양한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게다가 위 사진처럼 파파라치에 의해 노출된 애리얼의 사생활이 드라마 속 알렉스와는 워낙 다르다보니까 좋은 반응은 못 얻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애리얼은 요즘은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body positive한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등 누가 뭐래도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잘 살고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클레어는 쌍둥이를 임신 중이었다

수퍼 맘 '클레어' 역할의 배우 줄리 보웬Julie Bowen은 엄마이자 직장인으로서 바쁘게 사는 와중에도 항상 운동하는 건강한 삶을 사는 캐릭터로 그려져 나의 귀감이자 죄책감 버튼인 배우이다. 

그런데 시즌 1에서 클레어의 실루엣은 몸의 다른 부분은 다 건강하게 말랐으면서 배가 눈에 띄게 나와 있어서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내 눈을 의심하곤 했었다.
알고 보니 줄리 보웬은 <모던 패밀리>의 파일럿 촬영 당시 실제로 당시에 임신 중이었고 그것도 쌍둥이였다고 한다. 

너무 예뻐서 드라마 보다가 헉 할 때가 많은 줄리 보웬


제작진은 씨리얼 박스, 빨래더미, 쿠션 등 다양한 물건으로 클레어의 배를 가리는 연출을 통해 줄리 보웬의 임신을 절묘하게 숨겼단다. 


눈물겨운 제작진의 노력.

그렇게 해서 낳은 쌍둥이. 이제 많이 컸다.


오늘도 적당히 줄이질 못하는 나... 2편에서 마저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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