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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백수/옛날한국드라마

전원일기, 인물 소개 및 배우 근황 - 김회장네 식구들 1.

* 이 글은 <전원일기>를 감상하다가 발견한 흥미로운 깨알 설정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작성합니다. <전원일기>는 몇십년간 방영했고 제작진이 수없이 바뀐 작품인데도 등장인물들의 설정이 비교적 일관성 있게 유지된 작품입니다. 바로 그 점이 <전원일기>의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하는 마을에 내가 아는 사람들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인물 설정에 관해서만이라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 다만 제가 80년대~90년대 초반(김정수 작가 집필 당시)의 <전원일기>만 보는지라 그 이후에 출연한 배우들은 자세히 서술하지 않습니다. 

* 워낙 나이가 많은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를 서술하다 보니 자꾸 높임 표현을 사용하게 됩니다. 머릿속에서는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높임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친근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함부로 말하는 기분이라... 혹시 읽다가 거슬려도 양해해주세요. 

* 내용의 출처를 일일히 밝히긴 힘들어서... 주로 MBC 아카이브, 위키피디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 'Denny's Now & Then'을 참조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 네이버 블로그 Denny's를 운영하시는 분께서  KTV 재방송을 꾸준히 보시면서 극중 인물 설정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발견할 때마다 업데이트하고 계십니다. https://m.blog.naver.com/beauniverse/221335603690 극 중 내용이 긴가민가해서 검색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세요. 

* MBC 드라마 <전원일기>는 현재 KTV에서 연중무휴로 매일 방영하고 있습니다.(물론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긴 하지만 저작권법 위반 영상이라 계속 잘립니다. ㅠㅠ)  

  

김회장 어머니


  • 이름 박부용
  • 전원일기 방영 시작 당시의 나이 설정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대략 70대 후반~80대쯤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아무튼 양촌리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그룹에 속하는 것은 확실하다. 김회장 어머니 > 세 노인 > 김회장, 일용 모, 김회장 처 > 이장, 부녀회장 > 청년회, 그 아내들.. 이런 식이다. 
  • 따뜻하고 인자한 호호할머니같은 사람이지만, 사실 김회장 어머니가 중심이 된 에피소드들을 보면 영락없이 심술맞은 시어머니로 며느리(김회장 처/김혜자)를 괴롭히곤 한다. 며느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특히 아들에게는 더없이 따뜻한 어머니이기 때문에 보다 보면 정말 화나게 만드는 장면이 많다. 
  • 나이가 많다 보니 집안 식구들은 물론 동네 사람들도 김회장 모친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눈에 띄게 걱정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아프기도 참 자주 아프고. 
  • 집안일은 하지 않고 밭일도 물론 하지 않는다. 가끔 산보 삼아 어린 증손주를 데리고 햇볕 쪼이러 다니시는 듯. 
  • 본인 방에서 불경을 읽거나 하는 것이 주된 일과인 듯하다. 
  • 매일같이 마실 오는 일용 어머니와는 나이 차이가 있긴 해도 좋은 말동무 지간이다. 일용 어머니가 약간 철없이 행동하는 면이 있어서 타박하는 듯이 보이지만 심심함을 덜어주는 친구인 건 분명함. 
  • 젊은 시절엔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김회장이 아내와 다투는 에피소드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자식들을 건사하느라 힘든 일을 많이 했다며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
  • 극중 등장하는 자녀로는 김회장, 그리고 서울에 사는 딸이 있다.
  • 내가 본 에피소드 중엔 김회장 모친의 사촌시누이가 등장하는 회차가 있었는데, 이 사촌시누이 역은 김영옥 배우가 맡았다. (김영옥 님은 응삼의 어머니로도 여러 편 나오는 등 전원일기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분들 중 하나다.) 평소에 반듯하고 꼿꼿한 성품으로 자식들에게 존경받는 김회장 모친을 시누이가 자식들에게 흑역사를 공개해가며 괴롭히는 통에 아무 말 못하고 당하는 모습이 약간 안쓰러우면서도 어찌나 통쾌하던지. 




배우 정애란(본명 예대임)(1927~2005) 

  •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분이다... 새삼 놀랍다. 
  • 평택에서 태어났고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43년 해방 전(!)에 귀국하여 악극단, 국립극단 등에서 연극배우로 경력을 시작하고 영화배우로서도 활동했다고 한다. 
  • 영화배우로 활동할 당시에는 전원일기에서와 달리 심술맞은 시어머니같은 악역 전문 조연이었다고 한다. 


  • 자녀로는 딸이 둘 있으며 둘 다 배우 경력을 갖고 있다. 딸들뿐 아니라 사위나 손주도 드라마, 연극계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 집안이다. 
  • 첫째 딸인 김수옥 씨는 배우로 활동했었으며, 배우 한진희 씨와 결혼했다. 

  • 둘째 딸인 예수정 씨는 현재도 배우로 활동 중이다. 주로 연극계에서 활약했었으나 요즘은 유명 드라마와 영화에도 조연으로 출연해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확 높아지고 있다. 예수정 씨는 고려대 독어독문학과 출신이지만 남편과 함께 독일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남편 김창화 씨는 상명대 연극영화과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딸 김예나 씨도 독일에서 연극을 전공한 뒤 한국에서 '나나다시'라는 극단의 연출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 정애란 배우는 전원일기 출연 당시(아마 90년대 중반)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위해 하차해야 했는데, 이때 극중에서는 김회장 모친이 치매에 걸린 것으로 처리했다. 반듯한 김회장 모친 성품에 치매를 걸려 변해가는 모습에 가족들이 마음 아파하는 내용이 참 슬펐다. 아무튼 이때 암 수술이 잘 되어서, 김회장 모친도 서울 딸네 가서 수술받고 치료했더니 다 나았더라며 복귀했다. 전원일기 종영을 앞두고는 극중에서 사망한 것으로 마무리해달라고 제작진에게 요청했지만 시청자들이 너무 마음아파할 것이라며 만류했다고 한다. 
  • 종영 후 2005년에 돌아가셨다 ㅠㅠ 


  

김회장 


  • 이름 김민재
  • '양촌리 김 회장'이라고 하면 인근 동네에서는 물론 군청에서 알 정도로 지역의 존경받는 유명 인사이지만 실제로 대표를 맡고 있는 모임은 딱히 없어 보인다. 
  • 젊은 시절(80년에 방영되었을 때 이미 자식들이 장성한 장년층이기 때문에 설정상 60~70년대 한창 농촌계몽이 벌어지던 당시일 듯) 스스로 연구한 새로운 농업 기술을 마을에 보급하는 등 자신은 물론 공동체까지 살피는 모범적인 농업인이었다. 그 때문에 현재까지도 '회장'으로 불리며 마을의 어르신으로 인정받는다. 마을 대소사를 지휘하고 앞장서는 성격은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이 함께 결정해야 할 일이 있으면 의견을 내는 주체가 노인회/부녀회/청년회/그리고 김 회장인 것처럼 여겨질 정도. 
  • 젊은 시절 선진적인 농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적용한 덕인지 작중 시점에서는 경제적으로 제법 안정된 것 같다. 쌀농사와 함께 과수원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들 중 한 명은 농부가 아닌 따박따박 월급 받아오는 공무원이니까 확실히 쌀농사와 밭농사만 짓는 양촌리 다른 집들에 비해 여유가 있다. 둘째아들인 용식에게 청년회 친구들이 가끔 건네는 말을 봐도 여유있는 집 아들 취급을 하고 있다.
  • 그렇지만 돈 욕심, 명예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 그런지 아주 대단한 부자는 아니다. 정부에서 신청자에 한해 농업 자금 지원을 해준다고 하면 지원금을 받고 싶어서 신청은 하되 가진 땅이 있으니 합격되리라는 예측은 하기 힘든 정도? 그러니까 지지리궁상 수준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몰입하기 딱 좋은 정도의 돈을 가진 집. 
  • 기술을 스스로 공부해서 보급했다고 하지만 학교에서의 배움은 짧은 듯 하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어려서 한국전쟁을 겪은 사람이니까 배우려 해도 기회가 잘 안 주어졌을 것이다. 김 회장 어머니도 그 점을 안타까워 하는 장면이 있다. 
    그렇지만 혼자서 영어 공부를 해서 남에게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익혔다거나, 늘 신문을 가까이 하며 세상 돌아가는 일에 넓은 관점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삶의 지혜만 가진 게 아니라 유식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설정이다. 
  • 어머니를 지극히 위하는 효자다. 김회장의 효심 중 가장 감동적이라고 느낀 포인트 중 하나는 어머니에게 매일같이 신문을 읽어드리는 모습이다. 
    신문도 우리나라에 관한 기사만 읽어드리는 게 아니라 저 머나먼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둥, 우주선이 달나라에 갔다는 둥 하는 할머니의 관심사와는 도통 안 맞을 것 같은 이야기도 열심히 설명해가며 읽어드린다. 그런 모습을 보는 아내는 옆에서 삐쭉거리고... 
  • 본인이 효자인 건 좋은데 전형적인 가부장인지라 주로 아내를 활용하는 효도를 해서 문제다. 어머니가 기침 한번만 해도 집안이 들썩이게 난리를 피우는데, 이때 항상 아내를 들들 볶기 때문에 보고 있자면 열뻗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 그렇다고 아내랑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은근하게 서로를 생각하는 정이 깊은 사이인 것 같다. 아내가 속끓이는 일 생기면 타박하다가도 잘 위로해준다든지, 아내는 아내대로 김회장 기운이 조금만 없어보여도 걱정스러워서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한다든지 하는 장면이 자주 그려진다.  
    나더러 그렇게 살라면 죽어도 싫겠지만 보기는 좋을 때가 많다. 드라마가 이래서 문제여. 
  • 자녀는 3남 3녀. 딸-아들-딸-아들-딸-아들 순서였다가 나중에 둘째아들 용식과 둘째딸의 출생 순서가 바뀌어서 나왔다고 한다. 자세한 건 아래 본인들 항목에서. 


김 회장 역 배우 최불암(1940~) 

  • 본명은 최영한. 본명도 좋지만 예명이 참 좋다. 
  •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국립극단에서 연극 배우로 활동하다가 66년 MBC 라디오드라마를 시작으로 탤런트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 <전원일기> 이전에도 <수사반장>이라는 MBC 드라마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수사반장> 출신이라는 것은 아빠로부터 여러 번 들어서 그 드라마가 크게 인기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방금 찾아보니 <수사반장> 역시 1971년부터 1989년까지 장기간 방영된 드라마다. 심지어 80년에 방영 시작한 <전원일기>와 출연 시기가 9년이나 겹친다. 대단한 스케줄 소화력...! 

  • 터프가이 이미지를 가진 배우하면 최민수가 떠오르지만 어른 세대들은 최불암을 떠올렸다고 들었다. <전원일기>에서는 기존의 틀을 깨고 인자하고 지혜로운 동네 어르신 이미지로 변신한 것. 그 이후에 내가 기억하는 최불암 배우의 출연작은 <그대 그리고 나>인데, 거기서도 인자한 아버지이기는커녕 선장 출신의 터프하고 철없는 아버지 역이었다. 
    사실 <전원일기>에서도 말다툼 한번 안 할 것 같은 역할이지만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주먹을 쓰는 에피소드도 몇 번 있었다.. 
  • 배우로서는 큰 대표작이 하나도 아닌 둘이나 있는 것은 복이지 않을까 싶지만 본인은 그 두 작품으로 인해 이미지가 너무 고착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 모양이다. 
  • 위 부분은 전원일기 종영 당시 잡지 <신동아>에서 했던 인터뷰에서 읽었다. 그런데 이 인터뷰 굉장히 재밌다! 종영을 앞둔 김혜자 님과 최불암 님 두 분의 허심탄회한 생각을 잘 담아낸 좋은 인터뷰. (http://shindonga.donga.com/Library/3/06/13/102047/1)
  • 최불암 씨의 아내는 배우 김민자 씨다. 김민자 씨와는 선후배로 만나 4년 열애 후 1970년 결혼했다고 한다. 




  • 김민자 배우의 출연작은 많지 않은데 내가 아주 정확하게 얼굴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게 신기해서 다시 보니까 <보고 또 보고>에서 김지수 시어머니 역할로 출연하셨기 때문인 것 같다. 그때 친정엄마보다 훨씬 따뜻한 시어머니 역할로 나오셨었는데. 
  • 김민자 배우는 연극배우 활동을 잠깐 하다가 1963년 MBC 3기 탤런트로 데뷔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언니 역시 배우 출신의 우리나라 여성 성우 1기로 활약하기도 한 김소원 성우라고 한다. 김소원 성우의 남편이자 김민자 배우의 형부이기도 한 사람은 우리나라 현대 추상 조각 1세대 대표적 인물인 최만린이다. 그 딸 최아란 역시 성우로 활동하던 배우이기도 하다. 
  • 최불암 김민자 두 사람 사이에는 남매가 있는데, 자녀들은 연예인이 아닌 길을 선택하였지만 두 사람의 사돈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연예인이다. 
    최불암 김민자 부부의 아들이 탤런트 서승현 씨의 딸과 결혼했단다. 


  • 딴 얘기지만 서승현 씨 참 곱게 생기셨다고 늘 생각했다... 흰 두부같은 피부에 이름도 어쩜 승현... 며칠 전에 서울 뚝배기 재방송 보니까 나오셔서 반가웠다.
  • 최불암 씨는 <전원일기>에 출연하던 중인 1992년 통일한국당 비례대표로 출마해서 당선되기도 했다. 당선 이후에도 드라마 출연을 계속하다가(!) 1996년 선거에 출마하면서는 극중 유학을 간 것으로 처리하고 잠시 하차했다. 이때가 되어서야 후보들의 방송 출연이나 겸직이 문제시되었다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선거에서 낙마하여 다시 컴백했다. 선거한다고 하차했을 때 동료배우들은 좀 배신감 느꼈을 것 같다. 

  • 최불암 씨는 <전원일기>, <수사반장>, <그대 그리고 나> 등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이지만 <전원일기> 종영 이후에는 연기 활동은 가끔씩만 하시고 교양 프로그램 진행을 주로 했던 것 같다. 작년엔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에서 드라마 '수사반장'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려 특별출연했다고 한다. 

 

김회장 처 


  • 이름 이은심
  • 많은 등장인물이 출연한 드라마지만, <전원일기>의 핵심에 있는 등장인물을 딱 한 명 꼽자면 김회장 처일 것이다. 물론 모든 인물이 빼놓을 수 없이 다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드라마지만 김회장 처가 보여주는 어머니 상이 이 드라마가 지향하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고향의 모습에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남편과 시어머니, 그리고 자식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희생하는 이상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면서 전통적 가부장제의 악습 재생산에 기여한 건 맞지만 그래도 캐릭터 자체를 인간적으로 참 좋아한다. 
  • 김회장 처는 충북 옥천 출신이다. 친정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으나 최소 오빠들이 둘 있고 곱게 자란 막내딸이라고 한다. 
  •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오빠 하나는 실종되었고 다른 오빠는 결혼하기 전에 죽었으며 부모님의 산소도 만들 수 없었던 모양이다. 오빠의 자식인 조카가 캐나다로 이민 가서 산다는데 연락이 제대로 되지도 않는 것 같다. 
  • 결국 친정 피붙이 하나 없이 사는 사람인데 남편은 시어머니랑 짝짜꿍해서 맨날 구박만 하고 본인 손자손녀들이 태어나도록 시어머니 봉양하고... 가출을 백번해도 비난할 사람 없었을 텐데 묵묵하게 사는 모습이 때로 답답하기도 하다. 
  • 시집살이로 겪은 고통이 있어서인지 며느리들에게는 대체로 자상하다. 특히 본인처럼 묵묵하게 남편 자식들 돌보는 큰며느리에게 더 정이 가는지 철없는 천방지축인 작은며느리는 구박을 좀 하는 편이다.
    젊은 며느리들이 대가족 살림살이를 도맡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김 회장네는 며느리들한테 밭일은 안 시킨다고 동네 사람들이 말하는 걸 보면 살림만 하는 것도 복인 것이 농촌의 여성들 삶이었나보다. 눈물난다 정말ㅠ
  • 자식들을 모두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특히 막내딸과 막내아들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다. 김회장 처가 막내딸 막내아들 일로 중심이 되는 에피소드는 대체로 눈물없이 볼 수가 없다. 



배우 김혜자(1941~)

  • 이화여대 2학년 재학 중 연극을 시작하고, 1961년 KBS 탤런트 1기로 선발되어 TV 출연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한동안 배우 생활을 접었다가 다시 연극 무대에 서면서 크게 인정받고 MBC가 개국되었던 1969년 스카웃되어서 본격적인 TV 탤런트 생활을 펼쳤다고 한다. 
  • <전원일기> 이전에도 연기력을 크게 인정받았던 배우여서 <당신>, <행복을 팝니다> 등의 드라마로 백상 등 큰 상을 여러 차례 받았던 바 있다. 

  • 젊은 나이에 배우 생활을 쉬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서인지 다시 TV에 복귀해서도 어머니 역할을 많이 하셨나보다. 김혜자 님의 CF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인 제일제당 '다시다'와는 1975년부터 이미 인연을 맺고 광고에 출연했다고 한다. 그 후로 2002년까지 무려 30년간 '다시다'의 얼굴로 활약했다. 
    (궁금해져서 다시다의 현재 모델이 누구인지 찾아 봤는데 세상에 어떻게 성시경이 김혜자 님의 뒤를 잇는 다시다 모델일 수가 있냐. 정신 차리고 일 똑바로 해라 CJ) 



  • 김혜자 님의 남편은 11세 연상의 사업가였는데 1998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사별했다. 
  • 슬하에 남매가 있는데 아들은 식품 업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딸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이라고 한다. 아들이 식품 사업을 하면서 어머니에게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으나 여러 번 단호하게 거절하다가 겨우 들어줬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나한테만 유명한가? ㅎㅎ 
  • 옛날엔 서교동에 사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서교동에 있는 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그때 엄마가 그 주택가를 걷다 그 얘기를 한번 해 준 뒤로 학교 뒤편으로 스쿨버스 타러 나가다가 보이는 집들 중 조금 번듯하면 '여기 김혜자가 사는 집인가?'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서 요즘도 자주 그런다. 
  • 젊은층이 쓰는 표현 중 풍성하다,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하다는 등의 뜻으로 사용되는 '혜자롭다'라는 말이 있다. '김혜자 도시락'이라는 이름으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이 워낙 실속있고 맛있어서 생긴 표현이다.
    이 도시락은 김혜자 배우의 아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업의 일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들되시는 분이 해당 도시락 업체와 품질 관리에 개입한다는 조건으로 모델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한다.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code=4&artid=201411231730431)
  • <전원일기> 이외에도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탁월한 연기를 활발히 보여주고 있는 배우이다. 그 어떤 표현도 진부한 것 같다. 

  • 요즘엔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코믹하면서도 눈물을 자아내는 절묘한 연기를 펼치고 계신다고 하는데 챙겨 보기가 힘들어서 아직 한 편도 못 봤다. 넷플릭스는 JTBC 드라마도 적극적으로 들여와라! 

  

김회장 큰아들


이름 김용진

  •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엘리트다. 내 기억엔 분명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설정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건 아니다. 아무튼 농촌에는 서울에서 대학 나온 사람이 별로 없던 시절이니 동네에서도 엘리트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 직업은 군청 공무원 산림과. 80년대 방영분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계장에 머물러 있어서 승진에서 낙방할 때마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속 끓이는 내용이 여러번 나오는데, Denny's 님의 블로그에 따르면 98년도쯤엔 농경국장으로까지 승진한다고 한다. 가방끈이야 길지만 실생활에서는 착하기만 하지 똑부러지지 못한 몽상가 기질이 있어서 승진에서 자꾸 떨어졌을 것 같다. 
  • 현실과 타협해서 공무원으로 살고 있지만 문학을 매우 좋아해서 시 동호회 활동을 꾸준히 하고 습작을 쓰는 아마추어 시인이다. 
  •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가족들을 갈아 넣는 효도가 최고로 중요한 사람이다. 
  • 애초에 대학까지 졸업하고 나서 공무원이 되어 고향에 내려온 것도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둘 다 대학생 신분일 때 아내를 만나 연애하던 시절, 아내에게 '나는 너를 정말 사랑하지만 우리 부모님을 모시러 고향에 내려가야 한다. 너가 나랑 결혼하려면 나랑 같이 내려가야 하는데 너에게까지 그런 삶을 요구할 수는 없으니 헤어지자'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서 결혼에 골인한 바 있다. 그 헤어지자는 제안은 용진 처에게는 조상신이 내려 준 마지막 동앗줄이었는데... 
  • 본인은 매일 반듯하게 차려 입고 출퇴근하는 사이 몸뻬바지 입고 집안 온 살림을 도맡아 하는 아내에게 웬 불만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갈등의 주된 이유는 아내가 돈으로 너무 팍팍하게 군다든지, 아들인 영남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너무 심하게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할말하않. 
  • 마을에서 떨어진 군청으로 출퇴근하는 인물이다보니 사실 출연 분량이 아주 많지는 않은 편이다. 주로 본인 가족들과만 어울려서 등장한다고 할 수 있다. 김회장과 더불어 대사는 많지 않으나 배역 특성상 존재감은 큰 역할이다. 


배우 김용건(1946~) 

  • 아버지, 어머니 역할인 최불암, 김혜자 배우와 실제로는 나이 차이가 5~6살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 1967년 방송계에 입문해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70년대에는 마약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방송을 잠깐 쉬다가 복귀한 적도 있다는데 이건 본인이 동료들을 위해 자처해서 누명을 썼다는 기사도 있다. 
  • 키가 무척 크다. 178센티미터라고 하니까 그 당시 기준으로는 물론 현재의 젊은 배우들과 겨뤄도 피지컬에서 안 밀리는 배우. 
  • 베스트드레서로도 무척 유명하다. 베스트드레서 어워드 수상도 여러 차례 했고, <전원일기>에서도 패션 센스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 한둘이 아니다. 


  • 김용건 배우는 96년에 아내의 사업 실패를 계기로 이혼했으며, 슬하에 아들이 둘 있다. 두 아들 모두 가명으로 배우 활동을 한 바 있다. 장남은 하정우, 차남은 차현우. 
  • 하정우야 뭐 워낙 유명한 배우. 차현우는 가수, 배우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영화 프로듀서로 전직했다는 근황이 최근 모 방송에서 공개되었다고 한다. 
  • 김용건 씨는 최근엔 연기 활동 못지 않게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나 혼자 산다>, <꽃보다 할배>에 이어 최근엔 <오늘도 배우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시라고 한다. 

김회장 큰며느리


  • 이름 이은영
  • 김회장의 장남 용진과 대학생 시절 만났다. 남녀를 불문하고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드물었던 시절이라 다른 등장인물들과는 굉장히 차별되는 설정이고, 큰며느리 중심의 에피소드에서도 이 사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 대학 때의 동창을 우연히 만났을 때 자신의 현재 모습과 직장인으로 성공한 동창의 모습을 비교하며 우울해하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많이 배웠다고 해서 시부모를 비롯한 동네 사람들 앞에서 으시대는 일 없이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당대의 모범적인(환타지에 가까운) 맏며느리상이다. 개인적으로 전원일기에서 그려지는 여성상에 대해 불만이 아주 많지만 그 중에서도 견디기 힘든 경우에 속한다... 
  • 밭일은 나가지 않고 부엌 살림을 시어머니와 함께 도맡고 있는데, 장차 집안의 살림을 책임질 맏며느리로 인정받으면서 곳간 열쇠를 물려받기도 한다.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 열쇠를 주는 게 신기했다. 염상섭 삼대 시절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석꾼도 아닌 집안에서 대체 무슨 곳간 열쇠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 서울이 고향이고 친정이 꽤 유복하다는 묘사가 곧잘 나온다. 부모들은 서울의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형제자매들은 본인이 성공했거나 성공한 사람과 결혼했다고 한다. 남편 용진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처가에 가면 기분이 상한다며 서울 가는 걸 싫어하는(!!!) 장면도 있다. 어쩌다 한번 가는 처가인데, 명절이라 다들 모이는 자리이기도 하니까 양복 갖춰 입고 가자고 조르는 아내의 말을 한사코 안 듣고 점퍼 한 장 입고 나서는 용진을 보며 내 복장이 다 터졌었다. 
  • 사범대를 졸업했다고 하는데(교생실습 갔었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음.)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선생님이 되었을 것이다 .
  • 여러 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아들인 영남에게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무척 많이 하는 어머니로 그려진다. 남편 직장 동료 부인, 서울의 친척들로부터 들은 교육 관련 정보가 워낙 많은지 동네 사람들에 비하면 공부하라는 닦달을 많이 하긴 한다. 그런 며느리를 시부모가 이해 못하는 것은 물론 남편마저 뜬구름 잡는 소리하면서 애 너무 잡지 말라고 난리다. 하아... 
  • 집안의 구시대적인 운영이라든지 옛날식 부엌같은 것에 아쉬움과 불만이 참 많은 사람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 불만을 시어른들 앞에서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주로 자신들의 방에서 남편을 대상으로 하소연하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게 서울의 신식 아파트에서 살다가 아궁이에 불 때는 집으로 시집 왔고, 남편은 마당에 수도를 놓는 것 하나도 부모님께 쉽게 말씀 못 드릴 정도로 우유부단하다. 
  • 방안에서야 어떤지 몰라도 집안 내의 문제에 대해서 자기 의견을 대놓고 내세우는 일은 거의 없는데, 여성에 대한 불의는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남편 동료의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맞고 자신의 집에 찾아왔을 때는 강력하게 이혼하라고 말한다든지, 동네 여성이 남편에게 매일같이 맞는다는 이야기에 열린 부녀회에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 그 남편이란 작자를 혼내주는 데 앞장선다든지 한 것도 큰며느리다. 사족이지만 그 남편한테 맞은 동네 여성 역할은 윤여정 님이 맡았었다. 
  • 왠지 모르지만 일용어머니가 '영남엄마랑 나랑은 통하는 데가 있어~'라는 말을 자주 하고, 영남 엄마 역시 '나는 복길할머니가 좋아~'하는 장면이 있는 등 둘이 은근 친한 사이다. 
  • 이게 참 신기한 이유는 영남엄마가 가장 마음 터놓고 사는 동네의 또래 여성이 복길 엄마이기 때문이다. 복길 엄마는 남편과 시어머니 등쌀에 굉장히 힘들어 하는 사람인데도 그 딱한 사정을 다 알면서 또 시어머니랑은 친하게 지내고.. 사람 마음이 그렇게 칼같이 움직이긴 힘들긴 하지. 
    아무튼 복길엄마랑 많이 친하다. 동서인 수남엄마하고보다도 훨씬 친한 사이다. 둘이 무던하고 속깊은 성격이 닮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배우 고두심(1951~) 

  • 고두심이라는 이름 참 좋다. 두심두심 뛰는 내 심장. 
  • 제주도 출신이라는 사실이 유명하다. 제주 고씨겠지? 나도 제주 고씨 집에 시집 갔는데. 
  • 1972년 MBC 공채로 입사했다고 한다. 
  • 고두심 배우하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전원일기>보다도 '잘났어 정말~'이라는 유행어다. 찾아보니 이 유행어가 시작된 것은 드라마 <사랑의 굴레>가 그 계기인데 방영 연도가 1989년이다. 유치원을 다니고 있을 때였는데 그때 친구들이 '잘났어 정말~ 고두심~'이랑 '자네가 참게, 사미자~'하는 유행어를 따라해서 나도 열심히 흉내냈었다.
  • <사랑의 굴레>에서는 <전원일기>에서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역을 맡았는데,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라는 설정이었단다. 나는 그냥 악독한 계모같은 인물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정서적 문제가 있다는 설정이었다니. 
    남편(노주현)이 집에 고용된 젊은 여대생(김미숙)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라는데 너무 자극적인 것 아닙니까. 노주현이 셰퍼드 데리고 나왔던 장면만 기억난다. 
  • 고두심 씨는 작년에 방영된 <나의 아저씨>에서도 출연하는 등 여전히 활발한 활동 중이다. 최근에도 김수미 씨가 진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에 나와서 오랜 친분을 밝혔다는데 역시 영남 엄마랑 일용 엄마는 통하는 사이. 




와 진짜 이거 너무 쓰기 힘들다. 할말은 많고 자료도 많고 글의 길이도 무한정 길어지고 ㅠㅠ

원래 영남이까지 쓰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나머지 인물들은 찬찬히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