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일기> 248회 '전화'(1985년 11월 방영) 줄거리 캡처 및 시청 소감입니다.
- <전원일기>는 매일 KTV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 캡처는 유튜브에 올라 온 영상을 통해 했습니다. 영상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캡처 이미지 내 아이디를 참고하시면 되는데, 지금은 영상이 사라져버렸습니다ㅠㅠ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계절.
아침부터 왠지 마음이 심란하던 김회장 처는 마당에 나와 있다가 문득 하늘의 새를 본다.
그나저나 김용건 님 기럭지+스웨터 컬러 최고시당
저 새가 이상하게 나를 뚫어지게 보는 것 같다는 김 회장 처.
한편 마을 청년들은 거둬들인 곡식을 함께 모여 정리하는 중.
뭐든지 함께 하는 전원일기 농사꾼들. 진짜로 예전엔 저렇게 내 논 네 논 가리지 않고 다 함께 일한 걸까?
근데 맨날 조연 배우분들만 야외에서 실제 농사일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철 농사일을 전부 경험한 게 몇십년이니, 이 때 실력을 살려 늘그막에 여가 삼아 논 몇 마지기 짓고 사셔도 될 것 같음.
이 때 마을에 흔치 않은 오토바이가 달달달 달려온다.
저거 군청에서 일하는 누구누구 아니냐? 쟤가 왜 여길 이 시간에?
그때 갑자기 명석이 뭔가 생각 났다는 듯이 허버허버 달려 간다.
김 회장 집에 가서 김 계장 용진에게 왜 안 나오고 계셨냐, 제가 전통 넣지 않았느냐고 하는 직원.
전통 넣다는 표현 예스럽고 좋다. 전화 통신의 준말이겠지? 전화 통신하니 생각나는 노래, <전화 통신>.
아무튼... 용진은 그런 연락 받은 적 없는데 무슨 소리냐며 억울해 한다.
그때 명석이가 달려와서, 자신이 새벽에 마을회관 청년회 방에서 자다가 용진에게 출근하라는 전화 연락을 받고 아침에 전해주려고 했는데 그만 잊어버렸다고 거듭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마을에 전화가 딱 한 대 있던 시절인 것...!
명석이가 전화를 차라리 받지 않았더라면 누가 데리러라도 왔을 텐데..
옛 시절의 불편함은 정말 상상 초월이다. 옛날에 엄마랑 아빠랑 장거리 연애할 때 편지로 모월 모시에 만나자고 했는데 한쪽이 급한 사정 생겨서 못 나가면 미리 그곳에 가서 메모를 남겨두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어느 날 어느 시에 어디서 만나자고 한참 전에 약속해두고 만남 당사자들 둘 다 그 약속을 지켜 나오는 것. 불편했긴 하겠지만 낭만적이다.
아무튼 용진은 급히 자전거를 타고 나가려고 하는데 직원이 원동기를 타고 왔으니 그걸 타고 빨리 가자며 나선다.
동네에 자전거 타는 사람도 김 계장 하나밖에 없는 것 같더라.
너 때문에 우리 형 승진 못 하면 책임지라는 용식. 그노무 승진.
오늘도 예쁘신 두 며느님들.
한편 김 회장 처는 하루종일 계속 심란한 상태. 평소답지 않게 대낮부터 모로 드러누워서 라디오로 구슬픈 창을 듣고 있다.
이때 나오는 노래는 하필이면 또 <심청가>의 '심 봉사 눈 뜨는 대목'. 부모님이랑 깨볶으면서 사는 효녀효자들도 갑자기 폭풍눈물 흘리기에 더 없이 좋은 노래다. 자막이 있어서 가사를 함께 감상하기 좋은 영상.
이 여인이 왜 이러나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김 회장.
저녁에 용진이 귀가하자 온 가족이 나와서 어떻게 되었는지 묻는다. 승진 못 할까봐 걱정걱정.
어른들에겐 별일 없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군수로부터 크게 찍혔다고 걱정하는 용진.
용진 처는 그러게 우리도 진작에 집에 전화 한 대를 놨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용진은 안 그래도 들어오는 길에 전화를 신청하고 왔단다.
으이구 자기 아내도 제수도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타지가 친정인데, 가족들이랑 연락할 수 있게 진작 좀 사 놓지... 자기 발등에 불 떨어지고 나서야 움직이는 인간 김용진.
전화 놓았다는 소식에 너무 기뻐서 남편을 신통방통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용진 처. 예뻐서 괜히 여러 장 캡처한 것 맞다.
부녀회 사람들은 함께 모여서 김장을 하는 중.
복길 엄마가 지나가다가 저도 도울게요~ 하는데 삼백 포기밖에 안 되니까 자기들끼리 너끈히 할 수 있다고..............
삼백 포기 배추를 언제 다 만들어서 누가 다 먹나. 정말 신기하다. 우리집 식구 둘이서 1월에 시어머니가 주신 배추김치 6포기 아직도 먹고 있는데.
가을 풍경이 좋아서 괜히 또 캡처를 여러 장.
김 회장 처는 여전히 기분이 영 좋지 않고 꾸물꾸물하다.
그러나 남편은 눈치가 참 없다. 왜 그러냐고 한번 말고 다섯번만 물어보면 이야기해 줄텐데. 입 닳을까봐 아까워서 말 안 하나보다.
며칠 전의 그 새가 또 찾아와서 김 회장 처를 바라보는 듯.
마실 온 일용 모가 왜 기분이 영 좋지 않은지 묻자 그제서야 마음을 털어놓는 김 회장 처.
알고 보니 김 회장 처의 친정 어머니 제사가 이맘때여서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산소도 제대로 못 돌보고, 그저 카나다로 이민 간 조카(김 회장 처 큰오빠가 전쟁 때 돌아가셨는데 그 아들인 듯)가 제사를 챙기기는 하는지, 요즘은 통 편지도 없었다며 궁금해 한다.
일용 모는 '카나다'에는 고기도 많을 테니 맛있는 거 잘 차려서 제사 모시겠지 하는데 김 회장 처는 우리 어머니는 고기를 안 좋아하시고 나물을 좋아하셨단다.
예전에 김 회장네 부부가 한창 과수원을 개간하며 힘들게 사느라 움막에 살 때 친정어머니가 딸을 만나러 양촌리까지 오셨는데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나물 반찬에 따뜻한 밥 한번 못 해드리고 가시게 했다며 그게 두고두고 마음에 한이 된다는 말. 그게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난 기억인가보다.
김 회장 처가 참 외로운 사람이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형제 자매들은 다 죽거나 행방불명되고, 그나마 조카도 먼 외국에 나가 살고.
갑자기 일용 모에게,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걸까? 묻는 김 회장 처.
일용 모는 죽으면 다 없어지는 거라고 신소리를 하는데 김 회장 처는 '나는 우리 어머니가 죽어서 새가 되셨다면 좋겠어. 새처럼 멀리 훨훨 날아서 여기저기 실컷 다니셨으면.'
그래서 어머니 제사 즈음에 계속 나타나는 그 새가 마음에 걸렸나보다...
이때 마침 전화국에서 설치 기사들이 나오고.
드디어 우리집에도 전화가 생긴다며 기뻐하는 식구들.
전화선 연결 중.
댕그르르 돌아가는 다이얼식 전화기.
우리집에도 저런 전화기가 예전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날 매끈한 버튼식으로 바뀌었고, 외갓집에서는 꽤 오래 다이얼식 전화를 쓰다가 어느날 갑자기 검은 무선 전화기로 바뀌었다. 멍멍이가 받는 전화 바텔.
잘 연결었는지 확인하느라 첫 전화는 기사님이 하심.
그리고 가족들의 첫 전화는 군청에서 일하고 있는 김 계장에게로.
세상에 이때 전화 거는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기차 화통 삶은 것 같더라. 행여 안 들릴까봐 큰소리로 말한 듯.
가족들은 다들 신기해서 웃고 신났다.
저녁 때 다들 모여서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보는 중.
할머니는 멀리 사는 형님(용인 고모할머니?)에게 전화해서 오래 살다 보니 이렇게 신기한 일이 있냐고 하시고
가족들 제각각 전화를 걸어 우리집에 전화 생겼다고 알리는 중이다.
+
근데 이 장면에서 스치듯 지나간, 대본에 없지만 귀여웠던 장면.
가족들이 전화하는 동안 어린 영남이가 삼촌을 말없이 바라보는 열연을 하는 중인데 세트로 놓여 있는 호두(?)를 만진다.
이것을 눈치 챈 할아버지 역의 최불암 배우가 연기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영남이의 손을 부드럽게 쥔다.
그러고는 영남이 손이 호두에서 멀어지게 만드시는 모습.
꺅 진짜 할아버지랑 손자같다. 세트장에 놓여 있는 소품들을 아가가 함부로 만지면 지지할 수 있으니까...♡
+
이어지는 장면에서도 아직 대사 한 마디 없는 아역들을 성인 배우들이 부모처럼 돌봐주는 모습이 나온다.
아기들은 다 귀엽지만 특히 요맘때쯤 복길이는 정말 귀엽고, 복길의 부모로 출연한 박은수 김혜정 배우들이 복길이를 예뻐하면서 달래주는 애드립이 참 보기 좋다.
김 회장님 댁에 전화가 생겼다고 하니 나도 내일 친정에 전화 한번 해봐야겠다는 복길 모.
복길이는 뒤에서 자기보다 큰 책을 읽는 중.
전화 한 통 걸 때마다 다 돈이 들어가는 거니까 그런 부탁하고 그러지 말라는 일용.
그런 얘기 중에 복길이가 약간 칭얼대니까 너무 자연스럽게 "으응 왜?"하면서 달래주는 일용.
아무튼 본론으로.
김 회장네에서 가장 많은 통화를 하고 있는 것은 노할머니.
막 퇴근한 용진도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흡족한가보다.
할머니가 전화를 여기저기에 자꾸 거시니까 금동이가 할머니 전화비 많이 나와요!라고 말하는 중.
옆에서 김 회장이 금동이 녀석 괜한 말을 하냐는 듯 손을 절레절레 내젓는다.
전화를 끊은 할머니가 '아니 근데 아까 금동이가 뭐라고 한 거냐, 돈이 뭐 어쨌다고?'하니까 금동이가 '돈 든다고요' 대답하려는데 김 계장은 입을 막아버리고, 아무 것도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시라고 말한다.
할머니가 신나하시는 게 생기니까 자손들이 돈 걱정 안 하시고 맘껏 사용하시게 하려는 마음이 보기 좋다. 아내에게도 절반만 했으면.
일용 모는 이렇게 가느다란 줄에 어떻게 사람 목소리가 나오냐고 신기해하고.
자신도 어딘가에 전화를 해보고 싶은데 전화 걸 사람이 없는 일용 모 (ㅠㅠ)
일용 모는 친정이 전라남도 군산이다. 마치 김 회장 처의 상황처럼 일용 모의 피붙이들도 연락이 되는 사람이 없나보다.
그래도 유일하게 딱 한 명, 왕십리 사는 조카가 있어서 다른 회차에서도 종종 언급하곤 한다.(아들이랑 싸우고 가출했을 때도 거기 간다고 나섰었음)
일용네 집에 전화가 없으니 편지로만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인데 그 조카에게 한번 전화를 걸어보고 싶어서 옛날 편지 중에 전화번호 쓰인 것이 어디있나 찾는 중이다.
시어머니가 김 회장네 전화를 써보려고 전화번호 찾는 중이라는 걸 안 복길 엄마.
아범이 전화 비싸니까 회장님네 전화 쓰지 말랬어요~
그게 돈이 드냐? 얼마나 든다고??
며느리에게서 전화 한 통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지 듣고 나서 쪼르르 할머니에게 달려가 알려주는 일용 모.
너무 순진하시다 다들... 저 때는 무엇인가를 사용할 때마다 돈을 내는 개념이 없었나보다. 할머니는 전화기 한 대를 사면 거기서 돈을 더 내는 것은 없는 줄 아셨을 것 같다. 요즘 세상에선 돈 없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건넛마을에 누구누구네는 전화비로 10만원이 나와서 집안 기둥뿌리가 뽑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는 일용 모.
할머니 멘붕.
솔직히 어제 할머니 시외전화 진짜 많이 하시긴 함. 용인 고모네랑, 서울 딸네랑, 또 어디 수원에도 거셨다던데.
바닥을 닦다가도 전화기가 눈에 들어오자 괜히 수화기를 들어보는 김 회장 처.
어디 전화를 건 것도 아니면서 신기해하고 좋아한다.
그러다 다시 수화기를 내려 놓기를 여러 차례.
자꾸 그러지 말고 전화하고 싶은 곳이 있으면 전화해봐요~하는 김 회장의 말에, 전화를 걸고 싶어도 걸 수가 없는 곳인데 뭘요 하고 대답하는 김 회장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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